정부가 '빅딜'을 던졌습니다. 서울에 11만 호에 달하는 대규모 신규주택 제공 방안을 발표했죠. 이것은 투기세력에게 던지는 일종의 으름장입니다. 게다가 꽁꽁 묶었던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과 관련하여 기부채납이라는 카드를 꺼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놨다는 것은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시간이 금인 재건축 진행 희망자에게는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공공"이라는 프레임을 옆구리에 끼고 고밀도로 개발해야 한다는 조건은 "고급화"를 주장하는 이들에게 그다지 달가운 상황이 아닙니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자유경제 시장에서는 기본이 되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입각하여 11 만호라는 대규모 물량을 구체적인 지역까지 제시하며 발표했다는 점만 보아도 "패닉바잉"으로 몸부림치던 주요 구매자 3040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안그래도 세금폭탄에 머뭇거리던 찰나 '공급'이라는 처방이 더해져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것이란 판단이죠.
#신규 주택 공급의 의미
주요 신규택지는 (1) 태릉골프장, (2) 용산 캠프킴, (3) 정부 과천청사, (4) 서울지방조달청, (5) 국립외교원 유휴부지, (6) LH서울지역본부, (7) 상암 DMC 미매각부지, (8) 상암 자동차 검사소, (9) 마곡 미매각부지, (10) 문정미 매각부지, (11) LH여의도 부지, (12) 서부 면허시험장, (13) 면목 행정복합타운, (14) 상암 견인차량보관소, (15) 구로 시립도서관, (16) 흑석 유수지 부지, (17) 거여공공용지 등입니다. 서울의 핫스폿인 용산, 마포, 강남, 삼성 등 솔깃한 지역이 포함돼 무주택자, 청년, 신혼부부 등 대기 수요자들이 반길 수밖에 없는 곳들입니다. 게다가 도심과 인접한 곳이 많아 새로운 인프라를 깔아야 하는 부담도 없습니다. 그야말로 계획대로 시행이 된다면 확실한 공급처, 집값을 잡는 길잡이가 될 수 있습니다. 분양도 지분 형태로 40%를 먼저 매입해 살다가 20~30년에 걸쳐 나머지를 매입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단순히 주택이 공급되니 이제 집값이 잡히겠구나로 끝나면 안 됩니다. 11만 호의 신규 주택 공급과 용적률 완화를 골자로 서울의 과밀화에서 우리의 투자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1. 신규 주택 공급의 주요 대상은 "공공"성을 강하게 띤 생애최초, 신혼부부, 청년입니다.
즉, 투기는 고사하고 더 이상 투자로서 아파트는 재미를 볼 수 없게 만들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특히 서울의 노른자 땅인 강남 재건축의 경우 토지의 용도를 주거에서 준주거로 격상시켜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최대 500%까지 올려주었을 경우 2배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추가로 발생되는 주택에 대해 "공공" 기부채납으로 걸어놓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ok를 해도 발생되는 물량의 주인은 투자세력이 가져갈 수 없게 됩니다. 물론 어떤 편법을 사용할 수는 있겠으나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 자체에 대한 메리트를 낮춰버리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모험하려는 심리를 누를 것입니다.
2. 서울의 인프라가 과밀화된 인구를 소화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 수도권의 출퇴근 시간대에 발생하는 트래픽 잼과 혼란은 살인적입니다. 그래서 나온 광역교통망 등이 대안책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문제는 11만 호 공급에 따른 경기, 인천 거주자들의 진입으로 빈자리를 그보다 더 먼 거리의 거주자들이 연쇄적으로 채우며 들어올 것이란 사실입니다. 결국 서울, 경기, 인천의 포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더욱이 택지 마련을 위해 기존에 남아있던 자연의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라 친환경적인 저탄소의 삶을 외치는 '그린 뉴딜'과 다른 방향이 되는 것이죠. 이는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큰 흐름을 감안할 때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투자처 또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새로운 대안, 새만금
물론, 서울 및 수도권을 모두 떠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인구 과밀화로 더욱 복잡해질 서울 생활과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큰 궤가 동시에 작동했을 때, 타의든 자의든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세종시로 행정수도가 이전될 경우, 세종시에서 멀지 않으면서 국가산업단지로서 한국판 뉴딜의 최대 수혜지, 새만금에 들어갈 인구와 영향권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공항, 항만, 철도, 도로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며, 수 조원의 예산이 투입된 지금 멈출 수 없는 대세이기에 정부차원에서도 그 지역을 그대로 둘리 만무합니다. 너무 많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당연히 상당한 인구 유입에 대한 push와 프리미엄, 우대권 등 다양한 시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허허벌판이었던 세종시가 천지개벽해 땅값을 폭등을 불러온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 새만금은 서울의 부동산 대란과 상관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에 새만금 스마트수변도시를 착공해야하고, 남북2축도로를 개통하느라 바쁩니다. 2023년 잼버리를 개최해야하고, 세계에서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어서 빨리 공항을 재정비하고 만들어야 합니다. 문재인대통령이 다녀간 만큼 '그린뉴딜'의 선봉에 서서 풍력산단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자율주행 테스트 베드를 부지런히 만들어 구글에 대항할 국내 대기업들에게 자율주행과 관련한 많은 연구 및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아지트를 제공해야 합니다. 새만금은 지금 할일이 너무 많이 정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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