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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의 함정

머니데이터(Money Data)

by 머니룩 2020. 7. 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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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의 함정

서울에 내 집 마련하기는 날이 갈수록 어렵습니다. 부동산 규제로 대출을 틀어쥐니 돈의 씨는 마르고 현금부자들만 부익부하고 있죠.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기본으로 할 때 정상 궤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부족한 수요를 채워줄 공급이 어느정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용산정비창 등 주택공급을 하려는 움직임도 여기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재건축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의 원흉으로 낙인 찍힌 상태라 결코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은데요. 이즈음 솔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땅이 있습니다. 그린벨트입니다. 땅의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해결방법은 묶인 땅을 풀어 집을 짓자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서울시의 그린벨트 현황은 그림과 같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그린벨트 개발의 핵심은 땅의 높낮이 입니다.  경사도가 높은 임야는 절토를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게다가 제거하기 어려운 암석지대를 만나면 좌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다니다보면 절반만 개발하다 멈춘 산들이 종종 보입니다.  모두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개발비용 대비 이익이 창출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멈춘 것들이죠.  그런면에서 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곳이 마친 강남3구쪽 서초구 일대입니다.

출처 : 조선일보

 

역시 지형적인 측면의 유리함 때문입니다. 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총 149.13㎢로서 은평구가 15.21㎢, 종로구가8.32㎢, 강북구가 11.67㎢, 도봉구가 10.20㎢, 노원구가 15.90㎢ 등 그린벨트 지역을 갖추고 있지만, 대부분은 임야로 개발이 어렵습니다. 반면, 서초구는 지형도 비교적 평탄하지만 가장 넓은 면적인 23.88㎢ 그린벨트 지역입니다. 서초 외에도 강동구와 강남구, 송파구가 각각 8.17㎢, 6.09㎢, 2.63㎢ 크기의 그린벨트가 있습니다. 집값의 대장지역인 강남3구에 그린벨트도 가장 많이 몰려있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합니다. 

출처 : 서초구청

 

특히 서초구 내곡동 일대는 신분당선이 지나는 청계산역을 끼고 있어 확장성 면에서도 매우 유리합니다. 덕분에 일대 땅을 소유하겠다고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린벨트는 개발제한구역으로서 함정이 많습니다.

땅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개발지가 기본이 됩니다. 제1종 일반주거지역 등 집을 짓고 살라고 이미 허락을 해놓은 지역들이 있습니다. 덕분에 인근에 호재가 좀 더디게 이뤄져도 당장 무언가를 짓고 활용하며 땅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메리트가 있는 셈이죠. 그나마 버틸 여력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린벨트는 개발되기 전에는 건축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설사 어느정도 허용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해결하고 푸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욱이 수용되는 지역 즉 택지로 조성될 그린벨트지역은 수용되는 순간, 그 시세에 맞춰 보상만 받고 끝나기 때문에 리스크가 상당합니다.

가격이 수 십 배, 수 백 배 오르는 랜드매직을 맛보려면 수용되는 땅이 아닌 그곳에 붙은 인근 땅을 소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즉, 아파트가 들어오고 인구가 몰려 그들이 먹고, 놀고, 자고 소비할 수 있는 가까운 지역의 땅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작 돈을 주고 산 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땅이 수용되면 말짱 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아주 오래전에 그린벨트로 묶인 땅을 평당 몇 만원 수준으로 갖고 있었다면 이야기는 다릅니다. 명색이 강남3구인 서초의 내곡, 세곡, 강남의 자곡 등에 평당 1 ~ 2만원 수준으로 1000평정도 갖고 있었다면, 아주 보수적으로 50 ~ 100만원에 수용된다고 해도 50배에서 100배가 되기에 1천만원 투자해 5 ~ 10억을 버는 잭팟은 맞습니다.그런데 서초구 내곡동처럼 강남 등 엄청난 땅값을 자랑하는 구역을 상하좌우 지척에 둔 곳의 땅값이 50~100만원에 그칠리 만무하죠. 수 십억 수 백억도 가능한 동네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린벨트 해제라는 소식에 지역으로 몰려든 세력들이 가격을 올려 결국 비싼 값에 땅을 구매하기에 리스크가 올라가는 것입니다.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줄 강력한 뒷배경이 있다면 질러도 상관없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5년, 10년 그린벨트가 개발될 때까지 투자한 돈을 써보지도 못하고 묵혀야 하는 폭망이 도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린벨트는 해제 전까지 담보력을 갖췄다고 볼 수 없기에 은행에서 대출을 해줄지도 미지수입니다. 부동산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제로가 되기 때문이죠. 또한 그동안 그래왔듯, 정보와 권력을 득한 자들이 그린벨트 수용지역과 미수용지역을 이미 그려놓고 푸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기에, 고급정보를 득할 자신이 없다면 함부로 지르는 것은 위험할 수 밖에 없죠. 투자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한다면, 없어도 되는 남아도는 돈을 투자하는게 맞습니다. 늘 그렇듯 현금이 많은 부자들은 또 한 번의 엄청난 기회를 득하는 셈이 될테지만요.

출처 : 카카오맵

이슈가 되고 있는 서초구 내곡동 일대의 가치를 보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린벨트가 해제될 경우 땅값은 천정부지로 솟을 수 밖에 없는 위치입니다. 먼저 청계산입구역(신분당선)이 개통되어 사람들이 이용중입니다. 위로는 양재역까지 3km 이내이며, 강남 세곡동과 판교, 과천까지 명당 중의 명당의 위치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그린벨트를 풀어 임야 등 녹지를 개발한다 해도 법정 면적의 녹지를 남겨둬야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요소까지 갖춰 숲세권으로서의 가치는 폭등할 것입니다.

문제는 그런 땅을 가질 수 있느냐와 앞서 말한 묵힐 돈이 있느냐입니다. 현금이 많은 부자들은 그린벨트에 대한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하지만, 평생 한 두 번의 기회가 전부인 우리같은 서민들은 그린벨트의 함정에 빠지지 않게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린벨트 해제를 빙자한 기획부동산들의 사기가 성행할까 매우 염려되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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